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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협동조합, 그 어려움에 대하여 - [사회적경제 리더십포럼] 바른음원협동조합 신대철 이사장
등록일 2017-03-0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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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그 어려움에 대하여 - [사회적경제 리더십포럼 7회]

바른음원협동조합 신대철 이사장

<2016 사회적경제 리더십 포럼> 7회 강연이 지난 8월 29일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대강당 '품다'에서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바른음원협동조합 신대철 이사장은 솔직담백한 입담으로 협동조합 운영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협동조합 성장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화려한 겉면과는 달리 속이 곯아있는 음악 산업의 뒷면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날 신대철 이사장의 강연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신대철 이사장은 이 날 협동조합 운영의 어려움과 음악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해주었다."

제가 음악 산업에 종사한지도 벌써 3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간에 많은 변화를 직접 몸으로 겪기도 하고, 목격하기도 했다. 음악 산업에서의 큰 변화라고 한다면 특히 매체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시나위로 데뷔를 할 때만 하더라도 가수들이 만든 음악을 소비자들이 들을 수 있는 길은 LP판이 전부였다. 문화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서태지 씨도 LP판으로 데뷔했던 게 기억난다. 카세트테이프가 중간에 등장하기도 했었지만 음악 산업이 태동하던 초창기의 주인공은 LP판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초반이 되면서 CD가 나왔고 LP판은 뒤안길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는 CD가 대세를 굳혔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참 좋았다. 확실히 음악 산업 초창기를 지나 황금기를 맞았던 시기라고 생각한다. 가수들 입에서 ‘몇 백만 장 팔았다’ 이런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왔었고, ‘오십만 장 팔았으면 중박 정도는 쳤네’라고 말하던 시대다. 30만 장은 그럭저럭 선방했다, 애썼다 정도의 평가를 듣던 시절이기도 했다. 밀리언셀러 가수들이 꾸준히 등장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언제나 맑을 것만 같던 행복한 1990년대 중반이었다.

"음악 불법복제와 불법다운로드의 시대"

하지만 그런 시간은 잠깐이었다. 늘 좋을 거라 생각하던 음악 산업의 몰락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도착해있었다. 1990년대 후반은 IMF 사태 이후라 뒤숭숭하긴 했지만 세계최초로 초고속 인터넷 망을 설치하던 그런 빠른 변화의 시기이기도 했다. PC방들이 생겨났고, 게임 산업 등 인터넷 관련 산업이 속속들이 모습을 보였다. 가정집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보편화 됐다. 음악 산업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옷을 갈아입던 시기였는데, 인터넷의 등장은 음악 산업이 어려워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음악의 디지털화 이후 불법 다운로드와 불법 복제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LP판 같은 아날로그 매체로 전달되던 음악이 디지털화 되면서 복제하기가 너무 쉬워진 것이다. 그러니까 MP3에 음악을 담기 시작하면서 음악 산업이 망하기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불법다운로드와 쉬운 복제의 악순환을 당해내야만 했다. 음악 산업에 유일한 숨통이라고 해봐야 핸드폰 컬러링 시장이 커진 것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2004년에 멜론이 나왔다. 완전한 형태의 온라인 음악매장 겸 디지털 음악유통사가 처음 등장한 거다. 이 유통회사의 등장을 기점으로 산업 중심축이 압도적으로 디지털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걷잡을 수 없는 속도였다.

가장 심각한 문제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불법다운로드와 복제에 더불어 음악이라는 제품의 수익분배 구조의 불공정이 표면으로 떠올랐다. 매체가 변하는 건 하나의 역사적 흐름으로 음악생산자들도 받아들여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변화된 시장이 불공정한 건 다른 이야기다. 왜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음악을 만드는데 LP판 시절에는 되던 음악인들의 생활이 왜 지금은 안 될까, 왜 어려울까 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만드는 구조가 됐다.

이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 바른음원협동조합인데, 협동조합을 말하기 이전에 음악 산업 구조가 얼마나 불공정한지부터 제대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소위 뮤지션, 음악생산자가 음악을 만든다. ‘인디뮤지션’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자비로 음반을 내기도 하지만, 기획사에 소속되어 교육을 받고 투자도 받는 형태가 거의 대부분이다.

"수수료 50%의 불편한 진실"

일례로 최근에 인기가 있었던 프로듀스 101이라는 TV프로그램에는 수많은 소녀들이 나왔는데, 그들 대부분은 이미 기획사에 소속된 채로 연습생 신분으로 대회에 참가한 것이다. 그렇게 참가해서 선택받은 자들이 음반 제작을 하는, 가수가 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게 요즘 추세다. 이렇게 시작단계의 음악인 연습생들 외에도 기획사 소속 가수들은 다양하다. 소녀시대나 빅뱅처럼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팬들을 보유한 그룹이 대표적이다.

아무튼 그들이 음반 혹은 음원을 제작하는 과정을 보면 기획사의 제작비 투자가 첫 단추다. 그렇게 투자가 되면 음원 작업이 시작되고, 음원이 만들어지면 중간유통회사를 거쳐 온라인플랫폼에서 판매된다. 지니, 벅스, 멜론 등의 우리가 잘 아는 온라인음악판매 플랫폼에서…. 소비자들은 진열된 음원을 살펴본 후 구매한다. 그렇게 벌어들인 이익을 생산, 제작, 유통에 참여한 이들이 나눠 갖는다. 이게 음악 산업 구조라고 설명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플랫폼에서 음악을 소비하는 방법에는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이 있다. 자유롭게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 대부분 정액제로 일정금액을 내고 무제한으로 음악을 듣게 된다. 1만 원이 안 되는 돈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모든 노래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 구조를 편리하고 좋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음악생산자들에게는 어떨까? 음악을 생산한 그들은 한 곡을 벌어서 얼마를 벌 수 있을까? 편의상 1만 원으로 기준을 잡고 말씀을 드리면, 아까 말한 온라인음악판매 플랫폼이 40%를 가져간다. 그리고 중간 유통사가 9%를 가져간다. 비교적 정확하게 말하면 8.8% 정도 된다. 그러니까 음악생산자에게 수익이 돌아가기 이전에 이미 유통과정에서 1만 원 중 5천 원이 떼이는 거다.

그리고 남은 50%를 기획사와 음악생산자가 나눠가진다. 음악가와 기획사가 맺는 계약은 다양한데, 1:9의 배분비율도 많이 있다. 보통 3:7이면 공정하다고 말한다. 기획사에서 음악 제작을 투자하고, 모든 부분을 관리해주니까 이 정도면 공정하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니까 정리를 하면 유통과정에서 5천원이 떼이고, 기획사가 남은 5천 원 중 대부분을 가져간다는 건데, 좀 이상하지 않나? 기획사는 차치하더라도 단지 배급만 하고, 판매만 하는데 수수료가 50%에 가깝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이런 구조의 다른 산업이 있다면 알려주길 바란다. 왜 그렇게 많은 수수료를 챙겨가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디지털 파일 형태로 존재하는 음원에 물류비가 드나? 파일만 전달하면 끝이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음원을 사기 위해서는 넓은 평수의 땅이, 수많은 공장이 필요한가? 아니다. 온라인 서버만 구축되면 된다. 초기 자본이 들겠지만 그 이후로는 유지비 정도가 들 뿐이다. 그런데 왜 유통과정에서 떼는 수수료가 이렇게 많은가. 이건 굉장히 불공정한 구조라고 생각했다. 홍보비와 제작비용, 음악 생산에 드는 모든 노력은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지는데 반해 유통회사에서 판매를 하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그 노력의 결실에 절반을 수수료로 떼 가는 게 합리적인지 의문이다.

"협동조합, 그 꿈과 한계"

그래서 이 구조를 풀고 싶어서 바른음원협동조합이라는 협동조합을 시작하게 됐다. 협동조합이라는 대안적 사업체로 음악 산업의 불공정함을 깨고자 시작한 것이다. 그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생산자끼리만 모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을 선택했다. 그렇게 호기롭게 시작했고, 협동조합을 시작한 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간에 성과가 있었을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처음의 목표에 많이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처음에 시작한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 스스로 협동조합에 섣불리 덤벼들었다는 반성을 한다. 그리고 그 이전에 협동조합 지원체계에 문제점이 많다는 점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2년이었다. 지금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단계이면서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가 많은 상태이기도 하다.

신 이사장은 협동조합 앞에 놓인 장애물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동조합이 1인 1표로 가장 민주적인 사업모델에는 틀림없지만 사업체로서는 약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말이다. 저는 현재 디지털 음원시장에서 이뤄지는 불공정 분배구조에 대항하기 위해서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대안적 온라인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이 목표였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시민사회의 힘만으로는 부족한, 너무나 높은 벽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음원사용료징수규정 등을 악용한 온라인음악판매 플랫폼 사업자들이 최대 75%의 살인적 할인율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하고, 그 사업자들이 직접 유통과 제작까지 손을 대는 현실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협동조합은 영리기업과 똑같이 이윤창출을 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지만, 과제만 주어졌지 사업 출발점에 서는 일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협동조합에 맞는 제대로 된 인큐베이팅 과정도 턱없이 부족하고, 창업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일도 하늘에서 별 따기다. 우리에게 투자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협동조합이라는 법인격은 투자를 못 받는 한계가 있었다.

"협동조합에게 필요한 지원이 절실하다"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협동조합이 폐쇄적 마을공동체로서는 기능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회전반의 모순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대안책이라고 협동조합을 소개하기에는 머쓱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협동조합 지원제도부터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사회적경제 안에서 비교를 해봐도 소셜벤처나 사회적기업보다 협동조합이 사업체로서 지원을 못 받는 게 현실이다. 심도 깊은 개선책이 나와야 할 시기라고 말하고 싶다.

만약 바른음원협동조합이 처음 꿈꿨던 목표대로 이뤄졌다면, 협동의 원칙을 공유하는 많은 조합원이 모여서 모종의 플랫폼 만들고, 플랫폼을 공동소유로 이익공유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민주적 운영을 하는 플랫폼 회사가 현재의 음악 시장이 가진 불균형을 풀었다고 말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투자를 못 받는 협동조합이 규모의 성장을 한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투자를 못 받는 만큼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조합원이 필요한데, 투자를 받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리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듯 협동조합도 다양한 사회적금융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에 벤처투자자가 붙듯이 정부가 나서서 협동조합의 가능성을 보고 공적투자를 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으로는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템을 가져도 초기 자금을 마련할 수가 없어서 포기해야하는 상황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투자를 이야기하기 이전에 협동조합이 사업체로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협동조합 운영에 어려운 점을 이야기했지만 2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아니다.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137개 팀의 307개 음원을 중간 유통했다. 최종 단계인 온라인음악판매 플랫폼 이전 단계를 우리가 맡아서 진행한 것이다. 기존 유통사들의 절반의, 최소비용만 받고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플랫폼이 가져가는 40%의 수수료를 낮추는 협상도 참여하고 있다. 답답한 점이 많긴 하지만 올해 초 다운로드 음원에 한해서 수수료를 30%로, 10%를 낮추는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바른음원협동조합 그리고 케이팝"

온라인 유통 사업 말고도 오프라인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공연 사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 조합원인 중식이밴드와 박완규 씨의 공연을 개최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플랫폼 창동 61’과 연계해 다양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은 이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나눠서 사업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애초의 꿈이었던 플랫폼 사업 같은 많은 초기자본이 드는 사업은 아직 우리가 할 수 없는, 불가능한 점이 많기 때문에 우선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업형태나 핵심 사업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는 모르겠지만 협동조합 형태를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지금은 그 정도의 고민을 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끝으로 한류 열풍을 짧게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 중국 내에서 한류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지금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변수가 되긴 했지만 중국이 한국음악, 케이팝(K-POP)에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다. 어디까지 보고 있냐면 중국의 빅뱅, 중국의 소녀시대를 만드는 모습까지 그리고 있다. 불가능할까? 저는 이 목표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홍콩 배우에 열광했던 시절이 분명히 우리에게도 있었다. 언젠가 차이나팝 뭐 이런 이름으로 중국 열풍이 불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지금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거대 음악회사 3사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어쩌면 가장 먼저 무너질지도 모른다. 중국 자본에 편입될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한국 음악이 가야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 90년대 황금기 뒤에 음악 산업의 암흑기가 찾아왔었다. 불법 다운로드와 불법 복제에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 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기 전에 우리 음악 산업이 제대로 클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꾸리고, 여건을 개선해야만 한다. 불공정한 구조는 그런 이유에서라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처 : http://m.blog.naver.com/sehub/2208010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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